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상훈)는 오는 16일 중증 지체장애인 김아무개(55)씨가 서울시설공단을 상대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신청한 사건에서 첫번째 심문기일을 연다.
경기도 “타세요”, 서울시는 “못 타요”
결핵성 뇌수막염 합병증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고 대소변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김씨는 지난해 11월∼12월께 서울시설공단과 경기도 광역이동지원센터 등에 장애인콜택시 이용을 신청했다. 경기도는 이용을 허용했지만, 서울시설공단은 김씨가 보행상 심한 장애를 갖고 있지 않다며 신청을 거부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김씨가 국민신문고에 낸 민원에서 “보내주신 내용을 세심히 검토했으나, 심한 장애 및 보행상 장애 여부를 충족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은 ‘중증보행장애인으로서 버스와 지하철 등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의 경우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설공단은 ‘보행상 장애의 정도가 심해야 한다’고 이용 자격 대상을 좁게 해석한 것이다.
김씨는 심하지 않은 하반신 기능 장애가 있고 종합적으로 심한 장애가 있는 것으로 장애 정도를 판정받았다. 이에 김씨 쪽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서울 내에서의 이동이 심각하게 제한되어 일상생활에 극심한 지장을 겪어야 한다. 법익 침해를 신속하게 제거하기 위해 탑승을 허용하도록 명하는 공단의 임시조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난 6일 법원에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신청서를 냈다.
복지 이용에 ‘심한’ 장애인일 것을 요구 말라
대법원은 지난해 9월 김씨와 비슷한 처지를 겪은 장애인 사건에서 서울시설공단이 장애인콜택시 사용자를 하반신 기능 장애가 심한 장애인으로 좁게 해석하는 게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해당 사건의 2심 재판부는 “반드시 보행상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일 것을 요구하는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면서 “대중교통 이용 시 진동, 급출발 등은 비장애인에게는 잠깐의 흔들림일지라도 교통약자에게는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라며 “특별교통수단을 제공해달라는 신청을 받은 피고들로서는 원고가 이용대상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면서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쪽 “이용자 확대할 준비 안 돼서 반려”
서울시 관계자는 김씨의 장애인콜택시 이용 신청을 받았을 때 대법원 판례를 검토하고 있었으나, 차량 이용 대상자를 확대할 준비가 안 된 상황이어서 신청을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내부 규칙을 개정해 오는 4월1일부터 보행상 장애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종합적인 중증 장애 및 보행상 장애가 있으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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