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인권뉴스

  • 세계 각지에서 드러난 인권에 대한 이중 잣대 존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비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에 대한 의미 있는 행동은 없어
  •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여성 인권,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 강화
  • 한국,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및 차별금지법 제정 불발 등 젠더 평등 반하는 우려 상황 지속돼
  • 북한, 계속된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이동의 자유 및 정보에 대한 권리에 대한 심각한 제한, 식량 불안정은 더욱 심화

2022/23 연례인권보고서 커버

2022/23 연례인권보고서 커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2/23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 세계 인권 현황’(이하 보고서)을 오늘(28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 한 해 대한민국(이하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을 포함, 156 개국의 인권 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은 암울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불러온 경기침체, 경제정책의 실패, 지역 내외의 무력 분쟁으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스리랑카 등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 여러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고, 이를 비판하는 인사들이 자의적으로 체포 또는 구금되면서 반대 세력에 대한 불관용이 심화되었다.

2022년 4월 15일 국회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회원 및 지지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2022년 4월 15일 국회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회원 및 지지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한편, 한국의 인권 상황은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LGBTI의 권리 보호를 위한 작지만, 긍정적인 움직임이 사법부에 의해 진행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석탄 사용 단계적 중단에 대한 정부의 계획은 확실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은 계속되었다.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폭력이 여전히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집권한 정부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을 줄였고, 언론의 자유는 위협을 받았다.

이에 양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대행은 “새 정부가 추진한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이 올 2월 불발되었지만, 언제라도 다시 추진될 수 있기에 여성 인권 증진 제도와 정책을 강화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즉각 멈춰야 한다”며 “오랜기간 혐오와 차별에 직면한 여성과 LGBTI 등 소수자를 보호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경우 2020년 이후 계속된 국경 폐쇄로 내·외부로의 정보 교류가 심각하게 제한됨에 따라 내부 인권 상황을 상세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방역을 이유로 3년여에 걸쳐 이어져 온 전방위적 사회 통제로 인해 주민들의 인권은 여러 부문에서 침해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 승리를 선언했으나,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기회가 주어졌는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양은선 사무처장 대행은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작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특히 이동의 자유, 정보에 대한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한국 등 외부 문물을 접하거나 유포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등 외부 정보로의 접근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외부와의 단절은 한층 더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입과 밀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국내로의 식량 유입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연이어 발생한 자연 재해로 인해 식량 불안정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로 인해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농촌 지역 거주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국은 주민들의 삶을 옥죄는 경제적, 사회적 통제를 완화하는 등 인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3월 24일 주한러시아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규탄 국제 공동 액션 현장

2022년 3월 24일 주한러시아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규탄 국제 공동 액션 현장

보고서는 세계 인권 상황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인권 및 보편적 가치의 일괄 적용과 관련하여 제대로 결속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각지에서는 인권에 대한 뚜렷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보여준 강경한 대응에 비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일부 동맹국의 중대한 인권침해에는 개탄스러울 정도로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중국과 같은 국가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세계인권선언은 75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처음 탄생했다. 모든 사람은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가진다는 보편적 인식이 그 핵심이었다. 세계적인 역학 관계가 혼란에 빠진 상황이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세계가 더욱 불안정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헤맬 때, 인권이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며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미래에 대해 보여준 것이 있다면, ‘효과적이고 일관적인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모든 지역에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규칙 기반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2022/23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 세계 인권 현황>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https://amnesty.or.kr/about/annual-repor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 2022/23 연례인권보고서 개요>

한국 인권 현황 개요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인권 개선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폭력이 여전히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집권한 정부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을 줄였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확실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은 계속되었다. 언론 매체가 대통령 발언을 오보한 혐의로 고발되는 등 언론의 자유는 위협을 받았다. 이태원에서 할로윈 행사 중에 발생한 군중 압사 사고로 150명 넘게 사망함에 따라 재난 대응 및 군중 통제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교육부는 학교 교육 과정에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는 표준안을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LGBTI의 권리 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사법부에 의해 진행된 것은 작은 변화이나 눈여겨볼 만하다.

북한 인권 현황 개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전보다 더 악화한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북한에서 반인도범죄가 자행되었다고 볼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동의 자유와 정보에 대한 권리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취해진 국경 폐쇄로 인해 여전히 심각하게 제한되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최초 공식 보고된 후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선포되었다. 정부는 코로나19 승리를 선언했으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증거는 없었다. 아동을 포함한 사람들은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국가에 의해 강제로 직장에 배치되었다. 정치범수용소는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구금자들이 고문이나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장기적인 국경 폐쇄와 연이은 자연 재해로 식량난은 더욱 심화되었다. 북한은 수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등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언변과 군사 훈련을 계속했으나, 인권 존중과 보호를 위한 움직임은 관찰할 수 없었다.

아시아 태평양 인권 현황 개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하 아태 지역)의 인권 상황에서는 희미하지만 희망의 빛이 보였다. 몇몇 국가에서는 여성 및 LGBTI의 권리에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었고, 파키스탄에서는 고문을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이 도입되었으며,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사형제가 폐지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암울했다. 미얀마에서는 무력 분쟁이 격화되며 민간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권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여성 및 소녀의 권리는 급격히 후퇴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불러온 경기침체, 경제정책의 실패, 지역 내외의 무력 분쟁으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스리랑카 등지의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국가에서는 식량 및 의료에 대한 접근과 기본적 생활수준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다수의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고, 이를 비판하는 인사들이 자의적으로 체포 및 구금되면서 반대 세력에 대한 불관용이 심화되었다.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불의, 빈곤과 차별에 항의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태국 등의 국가는 이러한 시위에 과도한 물리력으로 대응했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중국과 필리핀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책임자에 대한 불처벌은 더욱 악화되었다. 소수민족, 여성 및 소녀, LGBTI, 선주민 등에 대한 고착화된 차별 또한 지속되었다.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에서는 사형 집행 재개라는 중대한 퇴보가 있었다.

세계 인권 현황 개요

2022년 세계는 분쟁의 발생, 재발, 장기화를 목도했다. 분쟁의 현장에서는 국제인도법 위반으로 참혹한 비극이 벌어졌다. 수많은 분쟁이 인권에 미치는 중대한 악영향, 난민 보호, 그리고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끔찍한 인권 침해에 대해 국제사회는 일관성 없이 대응했다.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시위 등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해 고압적 탄압도 이루어졌다. 여러 국가에서 이러한 탄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인권옹호자들이었다.

한편 여성, 소녀, LGBTI에 대한 젠더기반폭력은 법률적 보호를 개선하기 위한 일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적 문제였다. 임신중지권의 경우 주목할 만한 후퇴와 진전이 동시에 있었다.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가들도 있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지속 불가능한 국가부채, 분쟁,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식량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는 가장 소외된 집단에 불균등한 피해를 끼쳤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이처럼 상호 연관된 주제들은 2022년 세계 156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반대 세력 탄압은 분쟁을 촉발했다. 2021년 발생한 무력 분쟁 및 쿠데타는 시민사회 탄압의 길을 열었다. 여성 및 소녀에 대한 성폭력은 무력 분쟁이 낳는 잔인한 현상 중 하나였다. 전쟁, 정치적 위기, 생활물가 상승, 임신중지권 제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시위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조사를 통해 거대 IT 기업들의 사업모델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가중된다는 증거를 발견했으며, 기후위기 및 환경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과감한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번호 제목 날짜
19 "인권은 존엄한 모든 사람의 정당한 권리...존재를 삭제하는 혐오와 차별에 대항" file 2022.12.19
18 다시 떠오른 '학폭' 논란...법원에 '학폭' 전담 재판부까지 2023.02.27
17 제주 노키즈존 조례안 심의 "인권침해 vs 영업방해" 2023.06.05
16 "뚱뚱한 게 어때서"…뉴욕시, 체중·키 차별금지 조례 2023.06.05
15 “아기가 굶어서” 분유 훔친 미혼모…경찰, 사비로 도왔다 2023.06.05
14 스페인, 유럽 첫 생리휴가 시행…"임금은 국가가 지급" 2023.06.05
13 알바해 본 청소년 45% “노동인권 침해” 2023.06.05
» 국제앰네스티, 2022/23년 전 세계 인권 현황 담은 연례인권보고서 발표 2023.06.05
11 유엔 보고서: 북한을 떠났다가 잡혀들어간 여성들이 겪는 인권 침해 2023.06.06
10 배달 노동자도 7월부터 산재 적용…'전속성' 15년 만에 폐지 2023.06.06
9 “피아노 더럽게 못 치네” 데시벨 측정 뒤 소음 신고하겠다는 음악 전공자 이웃 2023.06.30
8 ‘15개월 딸 김치통 유기’ 친엄마, 징역 7년6개월 선고받자 한 행동 2023.06.30
7 면회 때마다 울던 치매 남편…"요양원서 중요부위 비닐로 묶어" 2023.07.01
6 뇌병변장애인 수개월 성폭행한 활동지원사 징역 10년 확정 2023.07.01
5 장애계, UN에 ‘장애인거주시설 수용행태’ 고발 2023.07.01
4 후배에 빨래 시키고, 자정까지 메시지...쇼호스트 또 터졌다 2023.07.10
3 대학에 생긴 ‘모두의 화장실’…“성소수자 편히 오세요” 2023.07.10
2 장애인의 일상, 이렇게 달라집니다 file 2023.07.10
1 ‘극한직업’이 된 교직… 젊은 교사들 떠난다 [심층기획-잠든 학생, 무력한 학교] 2023.07.11
위로